천연충현마을협동조합 #살림 캠페인_ "재활용 분리배출로 깨끗한 골목 만들어요"

2021.03.10 1252







천연충현마을협동조합   #살림 캠페인


“재활용 분리배출로 깨끗한 골목 만들어요”





아파트 단지 못지않게 깨끗하고 오히려 저층 주거지라서 매력적인 마을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서울 서대문구 천연·충현동은 그 답을 재활용 분리배출로부터 찾고 있다. 천연충현마을협동조합은 주민이 즐겁게 걸을 수 있는 곳, 쾌적함을 느낄 수 있는 동네를 만들기 위해 재활용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독립문로12길만의 자원순환 플랫폼인 ‘#살림’ 캠페인은 집 앞에 내다 두던 쓰레기 중 재활용품을 따로 분리해 지정 장소에 배출하는 활동이다. 현재 #살림 캠페인에서 취급하는 재활용품은 투명 페트병, 우유팩 그리고 캔. 이 3가지를 합쳐 최소 10개 이상을 행사장으로 가져오면 생필품으로 교환할 수 있다.






독립문로12길에 시작된 올바른 재활용 분리배출


집 앞에 쓰레기를 내놓고 수거 단체가 이를 수거해가는 ‘문전수거’에 익숙한 주민이 재활용품을 가지고 집 밖으로 나오는 건 쉽지만은 않다. 지난해 10월 열린 첫 행사의 참여 인원은 단 10명이었다. 그러나 천연충현 도시재생지원센터의 적극적인 홍보와 주민들의 입소문을 타고 캠페인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다.
2월 6일 오후 2시, 캠페인이 열리는 천연동116 분리수거 거점이 문을 열었다. 시작 시각에 맞춰 주민들이 양손 가득 재활용품을 들고 오기 시작했다. 입구에서 마스크 착용 확인, 발열 체크를 마친 주민은 조합원들의 도움 아래 함께 재활용품을 분리했다. 천연충현마을협동조합과 서대문구청이 함께 준비한 이 날의 생필품은 쓰레기 종량제 봉투와 양파. 깨끗한 골목길 조성을 위해 힘쓰는 주민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은 선물이다.

 



















지역 주민 전수민 씨는 두 아이와 함께 행사장을 방문했다. “취지를 듣고 보니 아이들 교육에도 좋을 것 같아서 함께 참여했어요. 이제는 아이들이 올바른 분리수거가 무엇인지 제대로 인지하게 됐죠. 페트병을 버릴 때 뚜껑은 따로 분리하고, 우유팩은 반드시 씻어야 한다고 먼저 말해요.” 행사장 뒷편 골목에 사는 정화임 씨는 이번이 다섯 번째 행사 참여다. 남들이 분리수거 하지 않고 길거리에 버린 페트병을 직접 가지고 와 분리수거를 했다. 내 집 앞 골목이 깨끗해지는 것을 눈으로 직접 본 만큼, 2주 뒤에 열릴 다음 행사에도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못지않은 마을 관리소를 목표로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천연동116 1거점 행사에는 약 50여 명의 주민이 참여했다. 이곳에서 도보 5분 거리인 2거점 행사장에는 약 20여 명의 주민이 방문했다. 현재 행사는 두 개 거점에서 격주로 토요일 2시부터 4시까지 진행된다. 행사에 참여한 주민 허송자씨는 “#살림을 시작하고 동네가 깨끗해지는 걸 실감해요. 하지만 아직까지 거점이 많지 않아서 행사를 알면서도 여전히 문 앞에 모든 쓰레기를 내놓는 사람들이 있어요”라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에 천연충현 도시재생지원센터는 분리수거 거점을 2개에서 4개로 늘리고, 외부 재활용 정거장 1곳을 더해 총 5개의 거점을 만들 계획이다. 특히 공터를 활용해 만든 천연동116 행사장에는 올가을부터 마을 관리소가 지어진다. 마을관리소는 주민들의 쓰레기 분리배출을 위한 소규모 골목거점으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골목 환경관리, 공공시설 이용관리, 생활편의서비스처럼 마을 단위의 총괄 관리 장소가 될 예정이다. 한마디로 천연동116에서 열리는 #살림 캠페인은 천연·충현 지역에 들어설 마을관리소 시범사업의 일부인 셈이다.




 







주민들은 #살림 캠페인의 재활용 분리배출로 동네가 깨끗해진다는 걸 체감하고 있다.






캠페인을 주도하는 천연충현마을협동조합은 주민에게 자원순환이 동네 환경을 쾌적하게 만드는 데 한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알리기 위해 쓰레기 ‘문전수거’를 ‘거점배출’로 바꾸는 의식개선 활동을 이어나간다. 천연충현마을협동조합과 천연충현 도시재생지원센터가 가진 공통적인 숙제는 바로 주민을 이 거점으로 오게 하는 것이다. 행사를 계획한 담당자들은 “주민이 내 손으로 재활용품을 거점에 배출하고, 골목 쓰레기 문제가 해결되는 걸 직접 경험하면 분명 동네 환경에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말하며 다음 행사를 기약했다.






마을을 향한 애정으로 뭉친 주민들


천연충현마을협동조합 조합원들은 행사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전 과정을 함께했다. 본업이 있음에도 동네의 쾌적한 환경을 위해 발 벗고 나선 사람들이다. 조합에서는 #살림 캠페인 외에도 독립문로에서부터 경기대로까지 이어지는 보행환경 개선사업 등 마을의 부족한 인프라 확충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천연충현마을협동조합은 현재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되었으며, 순차적인 단계를 밟아 나가며 서울CRC(서울도시재생기업)으로 거듭나는 꿈을 꾸고 있다. 행사가 끝난 후, 천연충현마을협동조합 박부열 조합장을 만나 #살림 캠페인과 조합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천연충현마을협동조합, 박부열 조합장




Q. #살림 캠페인,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됐나?
골목길 환경 정화는 주민들과 계속 고민하던 문제였다. 캠페인 시작은 작년 10월이지만, 그전부터 쓰레기 문제를 꾸준히 논의해왔다. 일례로 약 1년 전 ‘골목 비우기’라는 공모사업에 참여한 적이 있다. 조합원이 직접 주민의 집에 찾아가 무거운 화분, 장독 등의 적치물을 대신 처리해주는 활동으로 높은 호응을 이끌었다. 독립문로12길의 도로정비사업을 시행하면서도 쓰레기 문제가 대두됐다. 길이 정비되면 이곳을 중심으로 곳곳에 쓰레기를 버리는 것이 줄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더라. 이런 과정을 밟아가며 오랜 고민과 토의 끝에 독립문로12길과 일대 주민을 대상으로 #살림 캠페인을 시작했다.



Q. 주민의 참여도와 반응이 궁금하다

천연동116, 즉 1번 거점은 행사를 할 때마다 50~60명이 참여한다. 2번 거점에 행사를 연 건 이번이 세 번째인데, 두 곳 다 참여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홍보물을 곳곳에 부착했지만, 결국 입소문이 최고의 홍보더라. 직접 참여해 깨끗해진 골목을 경험한 분이 소문을 내주는 게 참여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 지역은 노인 거주율이 높고, 어르신끼리 굉장히 친밀해서 행사가 열린다는 소문이 금새 퍼졌다. 처음에는 무엇을 하는 건지 보기만 하시던 주민들이 이제는 참여에 호의적이라 감사하다.



Q. 천연충현마을협동조합은 어떻게 만들게 됐나?

인생에서 보람차고 가치 있는 일을 찾다가 마을에 관심을 두게 됐다. 2017년 천연충현 도시재생지원센터가 생기고 오며가며 도시재생이 무엇인지 알게됐다. 이후 주민협의체에 들어가고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2019년 8월 천연충현마을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조합원들과 쓰레기 문제와 마을 관리에 대한 의견을 모으며 2020년 예비사회적기업이 됐다. 현재 조합원은 약 20명 정도다.








천연충현마을협동조합은 주민에게서 동네 문제 해결 의지와 인식을 끌어내고 있다.






Q. 캠페인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캠페인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올바른 재활용 분리배출이 동네를 깨끗하게 만든다는 것을 주민 스스로가 깨닫게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주민이 자연스레 도시재생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천연충현마을협동조합에서는 도시재생 관련 다양한 활동을 만들어내고, 주민에게서 동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와 인식을 끌어내고 싶다.


예를 들어 우리가 텃밭을 만들면, 주민이 식물을 심어 가꾸게 하는 식으로 주민 참여를 북돋우고 함께 마을 환경관리에 나서게 하는 것이다. 이런 공익적 사업과 별개로 조합이 마을을 위해 지속 가능한 도시재생 방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수익사업도 마련해나가는 것이 목표다. 안온한 골목길 안에서 주민 모두가 지금보다 더 편안하고 쾌적한 삶을 누릴 천연충현동의 미래를 지켜봐달라.




글 | 김수현(빈빈)
사진 | 모현종(일오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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