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울 도시재생기업(CRC), 서울역일대 '서울로 마을닥터 목공 협동조합'

2021.10.01 1617





서울 도시재생기업(CRC), 서울로 마을닥터 목공 협동조합
"마을닥터, 우리 동네를 부탁해"




목공 장인에서 전기·통신 전문가, 용접 전문가, 헬스트레이너까지. 조합원 여덟 명이 보유한 자격증만 스무 개가 넘는다. 다양한 세대와 출신 배경을 지닌 전문가들이 모여 결성한 서울로 마을닥터 목공 협동조합은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서울로 일대 주거환경과 도시경관을 개선하는 해결사가 되기를 꿈꾸고 있다.

서울 도시재생기업(CRC)Community Regeneration Corporation의 약자로 지역 주민을 중심으로 설립된 단체(법인)가 중심이 되어 다양한 지역 문제를 해결하며, 지역에 필요한 서비스를 생산, 공급하는 기업



(사진) 아직 간판을 바꿔달지 못해 이전 공방 간판이 그대로 걸려있는 마을닥터 작업실.

왼쪽부터 이근송·이진호 ·소완섭 이사, 신행우 실장, 안태홍 이사장, 장영석·김재흥 이사



Q. 마을닥터라는 이름이 독특하다
치열한 토론 끝에 만들어진 이름이다(웃음). 집수리와 목공에 관련된 것이라면 뭐든지 해결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로 ‘마을닥터’라는 이름을 떠올렸다. 우리가 생각하는 가치를 최대한 담으려고 노력했다.


Q. 지역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동조합을 설립했나?
서울역 일대를 화려한 빌딩숲 등 도회적인 풍경으로만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도심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역 일대는 주거지 비율이 66.7%나 된다. 집수리 봉사단으로 현장에 가보면 정화조도 없는 집이 많았다. 구멍 뚫린 시멘트 벽돌이 그대로 벽인 집도 있었다. 조금 과장해 여름에는 쪄 죽지 않으면, 겨울에는 얼어 죽지 않으면 다행인 환경이었다. 지역의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려는 마음이 가장 컸다.
 



 


 




서울로 마을닥터 목공 협동조합 작업실





Q. 조합원이 지닌 자격증을 다 모으면 20개가 넘는다고 들었다. 어떻게 모이게 됐나?
2016년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집수리학교에 참여한 주민들이 봉사활동을 하다 협동조합까지 결성하게 되었다. 집수리학교 수료생이 100명이 넘었는데, 그분들 중에 전기와 용접, 목공 등 인접 분야 전문가들이 많았다. 이 기술을 지역을 위해 활용할 방법이 없을까 하다 집수리 봉사단을 만들게 된 것이다. 지역의 노후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고, 그렇게 모인 분들이 70명이 넘었다.


그즈음 봉사단원(현재 마을닥터 조합원 소완섭 이사)이 운영하던 목공방이 코로나19로 사정이 어려워져 폐업하게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오랫동안 일구신 공간이 사라진다는 게 안타까웠고, 동시에 이렇게 멋진 공간이 주민들의 모임이 장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그 공간을 작업실 삼아 조합원 여덟 명이 출자해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작년 9월, 이 공간의 1년 임대료를 출자금 삼아 조합을 설립하게 된 것이다.



Q. 조합원 소개를 부탁한다
다양한 분야에 있던 분들이 모였다. 집수리 봉사단 단장을 맡고 있는 이진호 이사는 올해 73세로 최연장자다. 의류와 목재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다 최근에는 지역에서 봉사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소완섭 이사는 목공방을 운영하던 목공 전문가고, 이근송 이사는 건설회사에서 전기, 통신 전문가로 일하고 있다. 동네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김재흥 이사는 목공에 재능이 대단하고 무거운 걸 잘 들며 조합원들 체력도 관리해준다(웃음). 평범한 직장인이던 장영석 이사는 현장이 더 잘 맞는다는 사실을 알고 10여 년 전부터 용접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나는(안태홍 이사장) 대학에서 조경을 전공한 후 안산시 마을만들기사업에 참여한 인연으로 서울역일대 도시재생지원센터 코디네이터로 일했다. 집수리학교를 담당한 인연으로 봉사단 활동을 기획했고, 협동조합 구성원 중 가장 어린 나이로 이사장이 되었다. 서울 도시재생 사회적협동조합에서 사업전략실장으로 일하는 신행우 이사와는 코디네이터로 함께 일하며 목공에 대한 열정을 공유했다. 오늘 참석하지 못한 이창희 감사는 재무·회계 전문가다.




    

서울로 마을닥터 목공 협동조합, 안태홍 이사장





Q. 협동조합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사람들이 목공 도구만 있으면 차고에서 뭔가를 뚝딱뚝딱 만드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지 않다. 그러나 서울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뭔가 만들고 싶은 사람들에게 일정 비용을 받고 대관해서 도구와 장소를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소규모 DIY 목공 교육을 진행하고, 제작한 목공품을 스마트스토어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판매할 계획이다. 많은 사람이 사용하고 이곳이 알려지면 가구 제작 등 프로젝트들이 자연스럽게 커지지 않을까 한다. 



Q. 집수리 분야의 운영도 궁금하다
SH 중부주거복지센터와 업무협약을 맺고 도배부터 지붕 교체까지 크고 작은 집수리 일을 의뢰받고 있다. 용산구에서 운영하는 ‘돌봄 SOS’ 서비스에도 등록되어 있다. 바우처를 통해 어르신들의 생활에 필요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인데, 큰 수익이 나지는 않지만 보람 있는 일이다. 보다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조합원들이 인테리어와 건축 관련 자격증을 추가로 취득하고 있고, 매주 한 번씩 모여 목공 역량 강화 교육도 하고 있다.





협동조합의 모체인 집수리 봉사단이 노후 주택 지붕을 교체하는 모습




 
기초 목공 교육을 하고 있는 협동조합 소완섭 이사




    

서울로 마을닥터 목공 협동조합에서 제작, 판매하는 캠핑용품들




Q. 협동조합에서 진행한 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
용산구 돌봄 SOS 현장에서의 일이다. 할머니 혼자 계시는 집이었는데, 다른 일로 요청받고 갔더니 하수구가 막혀 식사도 못 하고 계시더라. 전문 업체를 부르면 30~40만 원은 족히 들 것 같아 장비도 없이 일단 달려들었는데, 결국 뚫어드리고 바우처로 5만 원을 받았다(웃음). 그 일이 있고 조합원 집에 있던 하수구 뚫는 장비를 사무실에 챙겨 놓았다. 농담처럼 이야기했지만, 이렇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의 영역을 넓혀가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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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행정단체들과 맺은 업무 협약서와
협동조합의 모체인 집수리 봉사단이 받은 서울공동체상 트로피




Q. 지난해 서울 도시재생기업(CRC) 지원사업에 선정되었다. 사업비 지원 외에, 선정되어 좋은 점은 무엇인가?  
서울CRC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면 협동조합을 시작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마을닥터의 미래를 보고 지원을 결정해주어 우리 모두 고마운 마음이다. 센터로부터 외부 지원사업들을 주기적으로 안내받고 있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최근 이 정보를 통해 60세 이상 시니어들의 임금 50%를 지원받는 사업도 신청했다. 이 외에도 세무, 회계, 법률, 노무, 행정 등 부분별 전문가를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 있어 자립과 성장에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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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사회적’ 협동조합으로써, 지역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더이상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사는 사람들이 없도록 돕고 싶다. 동네 일자리도 많이 만들고 싶다. 60대 이상 어르신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조합을 잘 키워서 CRC도 비즈니스로 성공할 수 있다는 모범사례가 되고 싶다.



Q. 쉽지 않은 일일 텐데
모두의 도움이 절실하다(웃음).



Q. 서울로 마을닥터 목공 협동조합의 앞으로의 비전을 말해달라

우선 비즈니스 모델을 다각화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것. 이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사업을 진행하여 주민의 공감을 얻고 신뢰를 쌓아 함께 성장하고 싶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Evironmental·Social·Governance) 경영에도 관심이 많다. 제작에 친환경 목재를 사용하고,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주택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등 노력하고 있다. 지분에 관계없이 조합원은 모두 1인 1표를 가지는 민주적 운영 방식도 지켜나갈 것이다. 시간이 필요한 일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원칙을 고수하며 한 발 한 발 나아갈 것이다. 지켜봐 달라.
서울로 마을닥터 목공 협동조합 유튜브 (바로가기)




서울로 마을닥터 목공 협동조합

사업지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지역 및 서울 전역
설립일 2020년 9월 17일
조합원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지역 생활권자 8명(2021년 5월 현재)
업종 집수리, 인테리어, 목공, 전자상거래
주요 사업 용산구 돌봄SOS사업, 중구 주거복지센터 임대주택 수리사업, 서울시 가꿈주택지원사업, 도시재생지역 내 주거환경 개선사업 일체, 수제 원목가구 주문제작, 집수리 및 가구 제작 교육 및 체험

해결하고자 하는 지역 문제
1. 주택개량 지원
2.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3. 목공 수요를 해결할 수 있는 주민거점공간 부재

해결 방법
1. 민간주택 및 임대주택 간편 집수리 및 인테리어 사업 진행, 서울시 공공지원사업의 적극적인 활용
2. 어르신 일자리, 청년 일자리 등 다양한 계층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일자리 창출
3. 자체 교육장을 보유한 도시재생 협동조합으로 민간 주민공동이용시설 역할 수행



글_정규영(빈빈)
사진_이과용(일오스튜디오)
사진 제공_서울로 마을닥터 목공 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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