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진영효 소장 - 코로나19 위기, 도시재생의 본질을 회복하는 기회 되길

2020.06.23 1286






코로나19 위기, 도시재생의 본질을 회복하는 기회 되길



진영효  (두리공간연구소 소장)






코로나19는 평범한 우리 일상의 많은 부분을 바꿔놓았다. 비대면서비스(언컨텍트)가 쇼핑을 넘어 교육, 진료, 근무와 다양한 회의, 각종 모임, 이동수단 등 많은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재택근무가 보편화됐고 커뮤니티센터와 스포츠센터, 쇼핑센터, 영화관 등 일상적으로 이용했던 시설들이 폐쇄되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동안 대중교통 이용은 줄어들고 개인차량 이용이 늘었다. 덕분에 잠시나마 교통체증이 줄었고 깨끗한 공기와 맑은 하늘을 경험할 수 있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 


코로나 팬데믹이 장기전에 돌입하면서 생활양식과 도시구조가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상업과 업무공간이 축소되고 물류와 유통공간은 늘 것이라고 한다. 주택은 주거뿐 아니라 일과 놀이, 여가와 취미생활을 모두 해결해야 하는 공간이 됐고 그만큼 주거공간의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한다. 도시의 숨통 역할을 할 공원이나 놀이터, 광장과 같은 옥외공간이 늘 것이다. 도시는 분산될 것이고 자유로운 해외여행이나 이동이 크게 줄고 글로벌화도 주춤할 것이다. 도시공간은 이런 변화를 수용하면서 서서히 재편되고 재구성될 것이다. 


분명한 것은 기술적으로 미래의 비대면 서비스가 좀더 일찍 보편화될 것이고, 지역사회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우리를 에워싸는 지역사회에 관심이 더 커지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것은 도시재생의 본질과도 맞닿아 있는 지점이다. 도시재생은 ‘주민참여와 민관거버넌스’의 방식으로 ‘지역사회의 과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에 있기 때문이다. 도시재생의 수단이나 도구는 바뀔 수 있지만 이런 본질은 바뀌는 것이 아니다. 그동안 도시재생이 본질에 충실해 왔다면 코로나 위기로 인해 도시재생의 필요성과 입지가 더욱 확장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분명한 것은 기술적으로

미래의 비대면 서비스가 좀더 일찍 보편화될 것이고,

지역사회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우리를 에워싸는 지역사회에 관심이 더 커지게 될 것"





 비대면 방식으로의 전환 


도시재생은 전통적인 대면방식의 주민참여와 민관거버넌스를 추구해 왔던 터라 지난 수개월 동안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는 동안 활동이 멈춰버렸다. 비대면 교육과 소통은 당장 불가피한 학교 교육이나 업무 영역에 도입되었다. 동시간대 학생들이 온라인에 출석하고 강의를 들으며 질문도 하고 발표나 토론도 한다.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업무도 화상회의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떠밀려 비대면서비스가 도입되기는 했지만 앞으로 이러한 비대면은 보완적인 도구로 정착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도시재생에서는 아무런 시도조차 없고 도시재생대학도, 주민협의체 모임도, 사업추진협의회도 잠정적으로 중지된 상태다. 아무래도 교육이나 업무에 비하면 시급성이나 절실함이 떨어진다고 여기는 탓이 아닐까 싶다.






코로나의 여파로 서울도시재생지원센터의 교육 프로그램도 비대면 방식의 새로운 지원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  코디네이터 양성과정 온라인교육 촬영 중



비대면은 처음에는 어색하고 불편할 것이다. 또 대면방식에 비해 친밀감이나 유대의 질은 떨어질 수 있지만 참여율은 높일 수 있다. 더 많은 주민들이 공평하게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도시재생의 주민참여가 극소수 주민에 한정되었고 몇몇 빅마우스에 의해 왜곡되었던 그간의 문제들을 보완할 수 도 있다. 다만, 대부분 도시재생 참여주민의 연령대가 고령층임을 감안할 때 기술적으로 접근을 용이하게 하는 방안이 마련될 필요는 있다. 개인적으로 대면방식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지만 보완적 도구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폭넓은 주민의견의 수렴, 주민동의나 합의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비대면방식을 도입한다면 좀더 민주적인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도시재생이 주민자치와 연동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코로나 팬데믹,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을 불러오다 


한편 코로나19는 사회적 이동을 줄여 지역사회와 동네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동안 집이나 동네 카페에서 일을 하고 공원을 산책하고 동네 구석구석을 탐색하는 시간이 늘었다. 대부분 주민들의 활동범위가 정주지 안으로 좁혀졌다. 이렇게 정주성이 높아질수록 동네에 대한 애정이 생겨나고 다양한 욕구와 의견도 늘어날 것이다. 또 코로나 확진자 동선이 실시간으로 공유되면서 지역사회 안전망에 대한 주민관심이 높아졌다. 익명성보다 희미하게 옅은 수준의 공동체에 안도감을 느끼게 됐다. 게다가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지역주민들은 포용적 공동체라는 과제에도 당면했다. 당장 다양한 비대면 참여방식을 고안하여 동네주민들의 관심이 흩어지지 않도록 하고 도시재생 안에서 이런 욕구와 과제를 어떻게 담아낼지 준비할 때다.   



"비대면으로 주민참여를 보완하고

정주성에서 비롯되는 커뮤니티와 동네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은

본질적으로 도시재생이 추구하는 바와 일치한다."



비대면으로 주민참여를 보완하고 정주성에서 비롯되는 커뮤니티와 동네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은 본질적으로 도시재생이 추구하는 바와 일치한다. 애초 도시재생은 정형화된 틀이 없는 방법론이었기에 어떤 수요나 과제도 유연하게 담을 수 있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지금의 도시재생뉴딜사업은 어울림센터와 공유상가를 짓는 사업으로 정형화되어 버렸다. 그래서 많은 뉴딜사업들이 공원과 주차장, 나대지 등 오픈스페이스를 없애고 대규모 어울림센터, 공유상가, 임대주택 등을 조성하고 있다. 앞에 언급했던 코로나 이후 도시공간의 변화에 역행하고 있는 셈이다. 이제 코로나 이후의 도시재생뉴딜사업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점검해야 할 때가 됐다. 이참에 도시재생뉴딜사업이 도시재생의 본질을 되새기고 재정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진영효 소장 PROFILE

      소 속    ㈜ 두리공간연구소(DURISPACE) 소장

      학 력    서울대학교 대학원 협동과정 도시설계학전공 박사 졸업 (도시계획학박사) 

      경 력    2010. 01 ~ 현    재     ㈜ 두리공간연구소 (DURISPACE) 소장

                   1998.12 ~ 2009.12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

                   1992. 03 ~ 1998.12   국토연구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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