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집수리 등록업체, 부광기업 김형석 대표_ 단단한 원칙과 양심

2021.09.24 1967



부광기업 김형석 대표

단단한 원칙과 양심



좋은 자재를 아낌없이 쓰는 원칙과 양심. 부광기업 김형석 대표는 지난 30년간 정직하게 일을 해왔다. 그 성과는 공사가 끝난 후 몇 년이 지나도 이어지는 고객과의 끈끈한 인연이다.





집수리 일은 어떻게 시작했나?
처음에는 다른 일을 하다 지인 소개로 시작했다. ’86 아시안게임, ’88 올림픽 시절이라 건축 경기도 좋았고, 창호 수요도 많았다. 그때 일을 배운 것이 지금까지 왔다. 1990년 4월 처음 사업자로 등록했는데, 그때부터 사무실 위치가 구로동 근방 100m를 벗어나지 않았다.



30년 동안 이 동네도 많이 바뀌었을 텐데
서울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변화가 크지 않다. 정겨운 옛 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지만 그만큼 집들도 많이 노후되어 있다. 주민 중에 연세 드신 분들이 많고. 그래서 창호와 단열에 많이들 신경을 쓴다.



집수리 일의 보람이 궁금하다
나이 드신 분들이 혼자 어렵게 사는 걸 보면 마음이 좋지 않은데, 공사를 통해 도움이 되면 뿌듯하다. 수리 잘 해줘 고맙다는 칭찬을 들을 때도 기분 좋고.

 





 

부광기업은 동네 사람들이 별일 없이 들러 커피 한 잔 나누는 사랑방이기도 하다.





노후 주택에선 수리를 부탁한 것 외에도 다른 문제들이 눈에 띌 때가 있을 것 같다
예를 들어 현관문을 고쳐 달라고 해서 갔는데 화장실에 물이 새는 경우가 있다. 애초에 얘기한 것과 다른 불편한 부분을 계속 말씀하실 때도 많고. 난감하지.



그럴 땐 어떻게 하나?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해드리고, 어쩔 수 없이 비용이 들어가는 건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수밖에 없다. 하루는 사무실 문을 닫는 중에  할머니가 오셔서 화장실에 못을 박아 달라는 거다. 영업이 끝났다고 해도 돈 줄 테니까 부탁한다고, 해 줄 사람이 없다고 하시기에 그냥 해 드리겠다고 말하고 장비를 챙겨서 댁에 갔다. 표시한 곳에 드릴로 구멍을 뚫었는데 하필 거기가 배수관이 지나가는 곳이었다. 타일 깨서 물을 다 빼내고, 산소통 챙겨서 동파이프 용접하고…. 고생을 좀 했다(웃음).



돈도 받지 않고?
안 받겠다고 하고 갔으니 어쩔 수 있나. 그래도 잘 해결되었으니 다행이었다. 나도 몇 년이 지나면 저런 처지가 될지도 모르는데 그냥 두고 갈 수도 없는 일이고. 가끔 간단한 수리 때문에 사무실에 찾아오는 어르신들이 있으면 직원들에게 그냥 돈 받지 말고 해주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면 꼭 아이스크림이라도 사 오신다.







집수리 현장에서
김형석 대표와 부광기업 직원들





그런 따뜻한 정 때문일까?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준비하는 동안 동네 분들이 여럿 다녀가셨다
1주일 동안 별일 없이도 180개가 들어있는  커피 믹스 세 박스를 다 먹은 적이 있다. 사람이 있건 없건 늘 문을 열어 놓는다. 동네 사람들 와서 커피 한잔 하고 가라고.



주로 이 동네 일을 맡아서 하나?
서울시는 다 다니는 것 같다. 마무리를 잘해 놓으면 고객들이 꼭 다른 일을 연결해 주신다. 특히 연세 드신 분들은 한 번 마음에 들면 주변과 자녀에게 소개해 주고, 간혹 그렇게 소개를 받아 지방까지 내려가 일을 하는 경우도 있다.



고객과 그렇게 끈끈한 관계를 맺는 비결이 있다면?
사람이 만남도 중요하지만 헤어짐도 중요하다. 공사 하나하나 정직하게 끝까지 잘 마무리하면 몇 년이 지나도 고객한테 연락이 오고 그렇게 관계가 맺어진다.  아까도 평택으로 이사 간 고객에게 전화가 왔다. 공사 좀 해달라고. 큰돈은 안 되지만 가서 수리해주고 오면 고맙다고 된장도 주시고, 쌀도 주신다. 그런 게 다 이 일을 하는 재미다. 근처 오면 한 번씩 안부 전화하는 분들도 있다. 기억하고 연락을 한다는 것 자체가 고마운 일이지.




 

김대표는 동네 어르신의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일이 가장 보람차다.





기억에 남는 집수리 현장이 궁금하다
2018년에 가리봉 지역의 서울가꿈주택 집수리 지원사업(이하 서울가꿈주택사업) 1호를 우리가 시공했다. 견적 다 내고 공사를 시작했는데, 바닥을 뜯어보니 그야말로 엉망진창이었다. 정화조로 연결되는 오수관로 이음새를 제대로 시공하지 않아 틈새로 오물이 다 새어나온 상태였다. 서울가꿈주택사업 현장점검 담당 건축사도 와서 보더니 이 견적으로 공사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했다.  구청 담당자에게 이 상황에 대해 문의를 했더니, 확정된 보조금을 증액하는 것은 안된다 하더라. 막막했다.



뜯어 놓고 그냥 덮을 수도 없는 것 아닌가?
그렇지. 일단 공사를 진행했다.



애초 견적보다 공사비도 많이 들었을 텐데, 손해를 보지는 않았나?
다행히 집주인이 추가 비용을 지불했다. 공사를 두 달 넘게 했으니 인건비 생각하면 손해였지. 그래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고, 수리도 잘 되어서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에서 사례로 소개해도 되냐고 물어올 정도였다. 고생한 만큼 보람이 있어서 기억에 많이 남는 현장이었다. 그 이후에도 서울가꿈주택사업 일을 많이 했다. 다들 우리가 작업한 고객의 소개와 추천으로 온 분들이었다.



부광기업을 추천하는 이유가 뭐라고 하던가?
아무래도 이 지역에 연로하신 분들이 많다 보니, 그분들 요청사항에 대해 최대한 맞춰드리고 이윤이 나지 않더라도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자재를 사용해서 정직하게 일하려고 한다. 그게 내 원칙이다.




   

해당 주택 맞춤형으로 현장에서 바로 제작하여 사용하는 창호 프레임 자재





그런 원칙을 세운 특별한 이유가 있나?
내 양심을 지키는 거다. 사실 이 업계에서는 공사 자재에 대해 아직까지도 정보가 투명하지 않기 때문에 시공업체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금액을 속일 수 있다. 고객이 알 수가 없다. 그런데 공사를 마무리하고 나면 차이가 난다. 살다 보면 단열효과가 떨어진다는 게 더 느껴질 것이고. 서울가꿈주택사업 현장점검 건축사도 이야기하더라. 부광기업이 작업한 현장이라는 걸 눈으로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다고.



서울가꿈주택사업 이후 변한 점이 있다면?
서울가꿈주택사업으로 지원받아 공사를 하시는 주민분들이 늘어나다 보니 자연스레 매출이 늘었다(웃음). 동네 환경도 많이 좋아졌고. 동네를 지나다 보면 일 잘해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하는 주민들을 만나곤 한다. 기분 좋지.



사실 집수리 후, 만족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은데
정직하게 해야지. 유리 두께, 창호 프레임 재질은 눈으로 봐서는 알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더 정직하게 시공해야 한다. 22mm 유리를 써야 하는데 16mm 유리를 쓰면 당장은 눈에 보이지 않겠지만 공사를 하고 나서 생활하다 보면 차이가 난다. 일손이 부족해서 간혹 사람을 부르는 경우가 있는데, 나한테 “김 사장남은 굳이 왜 그렇게 비싼 재료를 써요?” 묻곤 한다. 다른 데는 그렇게 안 한다는 거다. 보기엔 차이가 없어 보여도 단열과 보온, 방음 차이는 크다.






김대표는 서울가꿈주택사업 이후

골목길이 한결 깔끔해졌다고.




고객에게는 좋지만, 사업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것 아닌가?
우리 집 아이들은 이 일을 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한다. 고생은 많이 하고, 돈은 그만큼 많이 벌지 못하니까. 그래도 젊은 친구들이 하면 참 좋을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아쉽다. 일 배우는 과정이 어렵긴 하지만, 적성에 맞고 성실하면 2~3년 정도면 일을 다 배우고 자기 일을 시작할 수 있을텐데.  능력만큼 벌 수 있는 일이고, 정년도 없어서 원하는 만큼 일할 수 있고.



정년이 없는 일, 언제까지 할 생각인가?
아내가 예순다섯까지만 일하고 쉬라더라(웃음). 나도 비슷한 생각이다. 3년 정도 남았는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양로원 가서 봉사하면서 살 거다. 어려서부터 꿈꿔온 일이다.



TIP >>
서울시 도시재생지원센터 주택사업단(서울시 집수리지원센터)에서는 소규모 집수리 시공업체를 지원하는 '집수리 시공업체 등록제'를 시행하고 있다. 등록을 완료하면,  집수리닷컴을 통한 업체정보 공개, 역량강화 교육 제공, 지역집수리지원센터 및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를 통한 업체정보 공개, 집수리 유관사업 정보 제공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 2022년부터는 '서울시 집수리닷컴'에 등록된 업체에 한하여 서울가꿈주택 집수리 지원사업에 참여 가능

(바로가기) '집수리 시공업체 등록제' 안내


글_정규영(빈빈)
사진_이현실(일오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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