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라이프 트렌드] “밀어내는 재개발 대신 끌어안는 재생, 서울형 도시 살리기”

2020.01.20 354

다시 살아난다. 이 말은 더 이상 생명체에만 쓰이는 표현이 아니다. 도시도 재생하고 있다. 과거 성장 시대에 완전히 다른 공간으로 만들던 재건축·재개발과 구분된다. 낡은 고가 철도를 철거하는 대신 공원으로 조성한 미국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 화력발전소를 미술관으로 개조한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처럼 방치된 옛 공간의 정체성을 살리고 새로움을 더하는 도시재생이다. 그동안 속도전에 찌들었던 서울에서도 도시재생이 본격화되고 있다. 서울시는 2012년부터 서울형 도시재생 기반을 다지고, 2017년엔 서울특별시 도시재생지원센터를 세웠다. 지난 4~8일 2019 서울도시재생 주간 행사를 주도한 김종익 서울특별시 도시재생지원센터장에게 서울형 도시재생에 대한 궁금증을 물었다.

 


인터뷰

김종익 서울특별시 도시재생지원센터장


 

서울도시재생이야기관에서 지난 3년간 서울특별시 도시재생센터 개관 후

진행한 도시재생사업에 대해 이야기하며 포즈를 취했다.



Q. 도시재생에서 중요시하는 점은 무엇인가.

A.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것이다. 자치구에 예산을 지원하는 톱다운 방식의 도시 관리 차원을 넘어설 때다. 서울시는 도시재생을 추진할 때 원주민과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면서 정체된 지역사회에 활기를 불어넣을 방법을 먼저 고민한다. 서울형 도시재생은 한마디로 뉴타운 재개발 출구 전략으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사람 중심의 포용 도시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단계에 이른 것이다.”

 


Q. 그렇다면 실질적인 성과가 있었나.

A. “가장 큰 성과라면 뉴타운 재개발로 사라질 뻔한 저층 주거지를 지켜내면서 지역공동체와 서울의 다양성을 지켜낸 것이다. 서울로 7017, 문화비축기지 등 노후 시설을 도심 공공 공간으로 탈바꿈해 시민에게 돌려준 것도 대표 사례다. 저층 주거지 재생 지역 사례로는 저층 주거지 관리의 미래상을 제시했다고 평가되는 서울 장위동과 저층 주거지 기반의 도시재생 지역 중 민간기업의 참여를 처음 끌어낸 난곡동과 난향동 등이 있다. 난곡·난향 집수리학교에는 KT그룹희망나눔재단이 함께했다. 이후 주민들은 도시재생기업(CRC)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Q. 도시재생기업, 아직은 생소한데.

A. “도시재생 지역의 주민들이나 도시재생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일자리를 만들어내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사회적경제 조직이다. 4~5년 기간에 진행하는 도시재생 마중물 사업 기간에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사회서비스나 재화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도시재생사업 실행 주체로서의 역할을 한다. 마중물사업 후에는 도시재생사업 기간 동안 만들어진 시설과 프로그램들을 관리하고 지역 콘텐트를 사업화한다. 도시재생에 필요한 정책과 사업을 촉구하고 다음 프로젝트도 준비한다.”

 


Q. 지금까지의 도시재생은 성공적인가.

A.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 39곳, 골목길 재생 25곳 등 서울 시내 176곳에서 도시재생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니 양적 성장을 이룬 것은 분명하다. 많은 사람이 전면 철거 재개발에서 벗어나 사람 중심 도시재생을 추진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공감하게 된 것도 성과다. 다만 많은 도시재생사업이 시작되면서 단위 사업지의 도시재생사업 실행과 모니터링에 집중하느라 도시재생 생태계 구축과 자원 연계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여전하다. 기존 보조금 사업 방식과 다르지 않다는 비판도 일부 있다.”

 


Q. 그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A. “양적으로 확대된 만큼 도시재생 전문 인력을 육성해 지역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재생을 지속해서 추진하도록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서울형 도시재생의 핵심은 사람이다. 서울특별시 도시재생지원센터는 도시재생과 지역 사정에 밝고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인재를 육성해 이들이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고용 환경을 갖추기 위한 제도를 마련하는 데 노력할 것이다.”

 


Q. 앞으로 서울형 도시재생의 목표는.

A. “서울특별시 도시재생센터가 이들의 소통 공간이 되고 스승과 동지를 얻는 플랫폼, 따뜻한 지지망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지금까지는 서울시가 도시재생사업을 주도했다면 앞으로는 자치구의 역량이 강화되고 현장 단위의 민관 협력도 빠르게 확대될 것이다. 서울특별시 도시재생지원센터는 집수리 교육과 서울시 주민기술학교, 서울주택도시공사 집수리 전문가 양성 과정을 연계하는 플랫폼을 구축해 집수리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머지않아 골목경제의 대표 업종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실적 되돌아본 ‘2019 서울도시재생 주간’ 행사



지난 4일 서울도시재생이야기관에서 ‘2019 서울도시재생 주간’ 개막식이 열렸다.


서울 중구 돈의문박물관마을에 있는 서울도시재생이야기관에서 지난 4~8일 서울시 도시재생사업을 돌아보는 2019 서울도시재생 주간 행사가 열렸다. 서울특별시 도시재생지원센터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도시를 만드는 사람들’을 주제로 도시재생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소통하는 자리로 기획됐다. 행사 첫날에는 개막식과 토론회가 열렸다. 5일에는 도시재생 현장에서 일하는 여러 주체가 모여 경험을 공유하고 도시재생 용역사로 참여하기, 도시재생 현장 활동가로 참여하기 등 서울 도시재생 사업에 참여하는 정보를 알리는 상담 부스가 마련됐다. 이어 6일엔 도시재생 콘텐트 학교의 프로그램을 체험해 보는 원데이 클래스가 열렸다. 7일엔 건축가 김진애, 방송인 홍석천, 음악감독 신대철이 ‘나의 도시재생 이야기’를 주제로 토크콘서트를 펼쳤다. 마지막 날인 8일엔 미술사학자 이태호 명지대 교수와 동행하는 도시재생투어가 진행됐다.




 

글 =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사진 = 서울특별시 도시재생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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