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부지를 시민을 위한 공공 공원으로, 시카고 밀레니엄 파크

2022.04.07 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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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부지를 시민을 위한 공공 공원으로
시카고 밀레니엄 파크



“시민의 삶과 어우러져 문화,  사회적 가치와 함께

제 기능을 온전히 수행하는 랜드마크 이상의 가치를...





멀리서 바라본 시카고 도심. 호숫가를 따라 보이는 초록빛 공원이 밀레니엄 파크다





미시간호와 빌딩 숲 사이에 놓인 시민 공원


미국 중부 일리노이주에 있는 시카고는 1871년 대화재로 폐허가 된 후 새로이 쌓아 올린 건축물과 도시 계획으로 건축의 도시라는 새로운 명성을 얻게 되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시가지는 그 크기가 대한민국의 절반에 이르는 미시간호에 맞닿아 있어 호수와 건물 숲의 강렬한 대비가 이루어내는 전경이 시카고를 대표하는 초상이 되었다.

시가지에 접한 호수를 따라 이동하다 보면 시카고의 명소를 모두 만날 수 있다. 9만9천 제곱미터에 달하는 밀레니엄 파크Millennium Park도 그중 하나이다. 1997년 시카고시는 철도가 깔려있던 부지를 시민을 위한 공공 공원으로 탈바꿈시키기로 했고, 오랜 공사 끝에 2004년 밀레니엄 파크가 개장되었다. 공원의 이름은 새로운 천년을 기념하는 뜻에서 지어졌다. 2003년 7월 16일 이를 축하하기 위해 열린 축제에는 무려 30여만 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 Jack Delano

시카고 밀레니엄 파크의 전신이었던,  일리노이 중앙 철도 풍경(194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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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문화가 만들어낸 휴식 공간


밀레니엄 파크에는 시민들이 머무를 수 있는 녹지와 산책로가 형성되었고, 곳곳에 굵직굵직한 공공 미술 작품이 설치되어 있다. 아티스트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의 설치 작품인 클라우드 게이트Cloud Gate와 건축가 프랑크 게리Frank Gehry가 설계한 제이 프리츠커 파빌리온Jay Pritzker Pavillion, 아티스트 하우메 플렌자Jaume Plensa의 비디오 설치 작품인 크라운 분수Crown Fountain 등이 그것이다. 자연과 예술 작품이 어우러진 밀레니엄 파크는 관광 명소이자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었다.




 


(좌) 도시의 전경을 그대로 비추는 클라우드 게이트. 시카고의 대표적인 랜드마크가 되었다.

(우) 밀레니엄 파크에 설치된 크라운 분수. 스크린에 시카고 시민들의 얼굴이 나온다.



또한 시카고시는 다양한 문화 행사를 기획해 공원의 꾸준한 활성화를 도모한다. 특히 겨울 한파가 혹독한 만큼 시카고의 여름은 야외에서 이루어지는 행사와 시민들의 활달한 참여로 그 열기가 한층 뜨겁다. 밀레니엄 파크의 행사는 주로 제이 프리츠커 파빌리온에서 진행된다. 거대한 은색 철판이 꽃잎처럼 둘러싼 무대와 그 앞 잔디밭의 허공을 격자로 가로지르는 철골 구조물로 이루어진 파빌리온은 4,000석을 포용하는 야외 공연장이다. 그러나 공연이 없을 때는 그저 널따란 잔디밭이 되고, 공연 중에는 공연장 안과 밖의 경계가 모호해 좌석 수의 의미가 무색해진다. 이처럼 파빌리온은 열린 문화 공간으로 역할하고 있다.






 


(좌) 제이프리츠커. 공연이 시작되기 전, 파비옹 앞 잔디에 자리를 잡은 시민들

(우) 제이프리츠커. 서머 뮤직 페스티벌 프로그램 중 하나였던 콘서트





모두에게 열린 고품격 행사들


파빌리온에서는 6월부터 8월까지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에 다양한 장르의 세계 음악을 소개하는 공연이 열리고, 7월과 8월 매주 화요일에는 거대한 스크린에 영화가 상영된다. 이는 각각 밀레니엄 파크 섬머 뮤직 시리즈Millenium Park Summer Music Series와 밀레니엄 파크 섬머 필름 시리즈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문화 행사다. 물론 별도의 티켓 판매 없이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다. 시민들은 각자 피크닉을 준비해 자리를 잡고 행사를 즐긴다.


그랜트 파크 뮤직 페스티벌Grant Park Music Festival 역시 매년 여름 파빌리온에서 열린다. 약 10주 동안 고품격 클래식 공연으로 관객을 맞는 이 페스티벌은 무려 80년에 이르는 역사를 자랑한다. 1929년 대공황 이후 일자리를 잃은 음악가들을 통해 도시에 활기를 되찾아주고자 처음 시작된 페스티벌은 그 후 도시의 격변을 함께 해오며 도시의 전통적인 행사로 자리를 잡았다. 공연을 정식으로 관람하기 위해서는 티켓을 구매해야 하지만 열린 공연장이니만큼 원한다면 티켓 없이도 충분히 음악을 즐길 수 있다.


또한 공원 안에서 설치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특별 전시회가 정기적으로 열린다. 보통 1여 년 이상 장기간 이어지는 전시회는 시민들이 자연스레 작품을 마주할 수 있도록 산책로 곳곳에 설치된다. 겨울에는 정기 프로그램이 없지만 크리스마스트리와 스케이트장이 설치되어 그 풍성함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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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삶에 녹아든 랜드마크 이상의 가치


앞서 소개된 밀레니엄 파크의 단상은 도시 홍보를 위해 가장 많이 쓰이는 이미지 중 하나이다. 그러나 이것이 단순한 랜드마크를 넘어 시민들의 삶에 깊이 녹아들 수 있는 것은 그 안에서 피어나는 풍요로운 문화 덕분일 것이다. 자연과 예술이 함께 자아낸 풍요로운 문화는 시민들이 이곳을 꾸준히 찾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시민들의 삶과 어우러져 문화, 사회적 가치와 함께 제 기능을 온전히 수행하는 랜드마크의 참모습을 밀레니엄 파크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글, 사진 _추민아(꺄바농 벡띠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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