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커뮤니티 가든

2020.06.25 7431



베를린 커뮤니티 가든

프린체시넨 게르텐_Prinzessinnen gärten



프린체시넨 게르텐(www.prinzessinnengarten.net). 우리 말로 옮기면 ‘공주 정원’이다. 베를린 시내 중심부인 모리츠 플라츠 한가운데 위치한 이 정원은 이름만큼이나 사랑스러운 도심 속 정원이다. 도심 풍경을 차단할 만큼 우거진 숲과 텃밭 사이로 유기농 레스토랑과 카페, 독서코너와 식물가게가 이어져있다. 정기적으로 텃밭을 가꾸는 사람이 아니라도 누구나 쉬어갈 수 있도록 기획된 정원 풍광이 인상적이다.







밖에서 본 프렌체시넨 게르텐. 도심 풍경을 차단할 만큼 높은 숲이 우거졌다.











"50년 동안 버려진 땅에서

커뮤니티 가든으로"



이렇게 어여쁜 정원이 실은 오랜 시간 버려져 있던 황무지였다. 베를린 시내 중심부에 50년 이상 버려져 있던 황무지를 도시인을 위한 열린 텃밭으로 탈바꿈한 이는 영화감독 로베르트 쇼(Robert Shaw)와 환경단체 노마디시 그뢴의 마르코 클라우젠(Marco Clausen)이다. 두 사람은 주변 지인들과 팬, 지역 활동가와 주민들과 함께 이 황무지에서 게릴라 가드닝 프로젝트를 진행하였고, 이것이 ‘프린체시넨 게르텐’의 시작이 되었다. 2009년의 일이다.





구글 위성사진으로 본 프렌체시넨 게르텐.  (사진 왼쪽) 2006년, (오른쪽) 2012년 



한때 젠트리피케이션의 여파로 정원이 사라질 위기에 놓이기도 했지만 온·오프라인 청원을 통해 베를린 시민 3만여 명의 힘으로 막아냈다. 이후 프린체시넨 게르텐은 환경단체인 노마디시 그륀과 시민들이 함께 도시 농업에 대해 실험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장으로 성장하였고, 환경보호 차원의 프로젝트를 넘어 지속 가능한 커뮤니티 정원의 모범사례로 거듭났다.










현재 이곳에서는 누구나 복잡한 절차나 비용 없이 유기농법을 배울 수 있는 어반가드닝 프로그램과 지속가능한 운영을 위한 세미나와 워크숍 등이 진행되고 있다. 교육, 영화 상영, 독서모임, 전시회, 콘서트, 벼룩시장, 축제 등 시민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주말엔 장터가 열려 수확한 농산물과 모종을 판매하며, 카페에서는 정원에서 직접 재배한 채소로 요리한 유기농 메뉴를 판매한다.




" 1,000여 명의 자원봉사자와

유기농 재배 수익금으로 운영되는

지속가능한 정원 "




축구장 하나 크기인 6000m² 의 정원은 매 시즌 1000여명의 자원 봉사자의 지원(목요일과 토요일)으로 유지, 관리되고 있다. 20~30여 명의 직원이 정원과 교육, 참여자들을 정기적으로 관리하고 있는데, 이렇게 적은 인원으로도 규모있는 정원을 가꾸고 다양한 프로그램이 가능한 이유는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 덕분이다. 정원 한가운데 지어진 목조 건축물 역시 100여명의 자원봉사자와 학생이 함께 만들었다. 톰소여의 오두막처럼 손맛 물씬 나는 이 목조 건축물은 회의와 세미나, 독서모임 등이 진행되는 열린 공간으로 쓰임을 다하고 있다.









나무판자를 덧대 만든 코티지. 100여 명의 자원봉사자와 학생들이 함께 만들었다.





프린체시넨 가르텐에서는 재배를 위해 화학 비료 또는 살충제를 일체 사용하지 않는다. 녹색 폐기물로 퇴비를 만들어 비옥한 정원을 만들고 있다. 식물을 담는 화분조차 식품으로 만든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고, 토양과 씨앗은 유기능 인증을 갖고 있다. 정원 내 화장실은 100% 퇴비화 화장실로 냄새 없이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으니, 말 그대로 자연순환 생태 정원이다.




" 유기농 재배와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는

자연 순환 생태 정원  "




이곳에서 수확한 야채는 앞서 얘기한 바와 같이 판매되고 있는데, 일부는 정원 내 레스토랑의 식재료로 사용한다. 여기에서 나오는 수익금은 다양한 프로젝트와 소규모 유기농 생산자를 지원하는 데 쓰인다. 프린체시넨 게르텐의 원예팀은 유치원, 학교 및 기타 시설 등을 위해 40개 이상의 크고 작은 정원을 지었으며, 여기서 나오는 수익 역시 정원 운영 자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정원에서 수확한 유기농 식재료로 만든 식사 메뉴. 6유로






정원 속 유기농 카페



" 사람과 사람을 잇는 커뮤니티 정원 "



이렇듯, 프렌체시넨 가르텐에는 다양한 가치가 담겨있다. 지속 가능한 도시 농업 공유의 장이자, 삶의 여유를 즐기는 사색의 공간이며 모두가 함께 만들며 사용하는 열린 정원이다. 또한 커뮤니티의 힘을 체험하고 깨닫는  경험의 장이다. 가드닝이야 말로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가장 이상적인 소셜 공간이라는 것을 프렌체시넨 가르텐은 말 없이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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